[단독] 장세동 “5·18 사과? 할 필요도 없고 할 것도 없어”
전두환씨의 최측근 장세동 전 공수특전사령부(특전사) 작전참모는 지난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18 등) 역사의 모든 문제는 어느 시간이 도달하게 되면 다 밝혀지게 돼 있다.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어? (훗날) 다 밝혀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12·12 군사반란 가담 혐의로 3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던 장씨는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5·18에 대해 사과했다. 지금이라도 5·18과 관련해 사과할 용의는 있느냐’는 물음에 “다음에 그건 자연스럽게 돼. 그런데 지금 당장 할 필요도 없고 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필요하다면 열번이고 백번이고 천번이고 못 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 사과한 전두환) 손주는 그때(1980년 5월)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자신의 느낌을 얘기한 건데, 그걸 (나와) 연계시켜 ‘당신은 어떠냐’(고 묻는 것),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지난 3월31일 오전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명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씨는 통화 중 여전히 전씨에게 깍듯한 존칭을 사용했다. 장씨는 “(전두환) 대통령도 대통령 하시면서 (피해자들에게) 일반적인 얘기로는 (위로를) 다 하셨잖아?”라며 “대통령으로서도 아픔을 간접으로 위로를 전부 다 했다. 그러나 유가족의 입장으로 봐서는 ‘그게 사과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유족들은) 희생된 아픔에 감정적으로 소화를 아직도 못 시키고 있다. 그 가족한테 무슨 말을 한들 희생된 분들의 영령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회고록을 남길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엔 “나는 안 남겨”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나는 개별적인 건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가지고 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을 내가 잘했다 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모든 공은 그 사람들 몫으로 돌려줬지, ‘그건 내가 한 거야’라고 생색을 내본 적도 없고”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장씨는 12·12 군사반란 당시 30경비단 단장으로 쿠데타 지휘부의 참모장 역할을 했다. ‘부동의 2인자’로 꼽히던 그는 5공 시절 대통령 경호실장과 국가안전기획부장(지금의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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