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 실업급여로 샤넬 사고 해외여행” 당정 공청회 발언 논란
국민의힘과 정부가 실업급여(구직급여) 제도개선을 위해 개최한 당정 공청회에서 여성·청년 노동자를 차별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해당 발언을 제지하기보다 자신의 강연회에서 한 번 더 강조하며 소개하자 “언제 적 된장녀 선동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는 12일 국회에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한 뒤 “실업급여제도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으로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여당은 월 180여만원 수준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 측 참석자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 조모씨는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당한 남자분들의 경우 어두운 표정으로 (노동청에) 오는데 여자분들과 계약기간이 만료된 청년들은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 웃으면서 방문한다”고 말했다.
해당 담당자는 “실업급여 받는 도중 해외여행을 간다. 그리고 자기 돈으로 일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며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저희들이 한다”고 덧붙였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산학연포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조씨의 발언을 한 번 더 소개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젊은이 중) 한 부류는 아주 어두운 얼굴로 온다고 한다. 일하고 싶은 실질적 구직자”라면서 “한 부류는 아주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 실업급여를 받아서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중소기업은 지금 주력이 50~60대고 20대들은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최저임금이 179만원인데 실업급여는 184만원을 받는다”면서 “일하는 사람이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돈을 덜 버는 왜곡된 구조가 되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6개월~1년쯤 일하다가 실업급여를 타려고 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여성·청년 실업자를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로 일반화한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옥지원 전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남녀 갈라치기 발언은 당을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며 “남성은 울상으로 오는데, 청년·여성은 샤넬 선글라스 산다?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이냐”고 지적했다.
옥 전 부위원장은 “도대체 언제 적 구시대적 된장녀 선동이냐”며 “정치권의 ‘이대녀, 삼대녀 전략적 버리기’ 이젠 지겹다. 이렇게 숨 쉬듯이 여성혐오를 하면서 애는 많이 낳으라는 이중적인 태도. 이러고선 저출산을 걱정한다”고 했다.
이어 “실업급여 얘기에 남자 여자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청년 여성들은 실업급여 신청할 때 조신하게 거적때기 입고 나라 잃은 표정하고 가야 하는지 잘 몰랐다”며 “최소한 정부가 관련된 공청회에서는 남녀 갈라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김수연 기자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713506935?OutUrl=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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