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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사회

신입 여직원에 20살 연상 남직원과 사귀라는 상사의 최후는?

by 네모아재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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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여직원에 “20살 연상 男직원과 사귀라”한 상사…法 “성희롱”

회사 상사가 신입 여직원에게 나이 많은 남성 직원과 사귀어 보라는 식으로 조직 내 분위기를 몰고 가는 것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단순 농담이었더라도 상하 관계 속에서 사회 통념상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부장 이원중·김양훈·윤웅기)는 국내 한 대기업 여직원 A 씨가 상사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지난 2020년 입사한 4개월 차 신입사원 A 씨는 이듬해 옆 부서장인 B 씨 등 다른 상사 3명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B 씨는 근속연수 25년인 간부로, A 씨와는 초면이었다. 한 참석자가 A 씨에게 "어디에 사느냐"라고 물었던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A 씨는 "XX역 쪽에 산다"고 대답했고, B 씨는 "XX역? C 씨도 거기에 사는데. 둘이 잘 맞겠네"라는 말을 했다. C 씨는 당시 자리에 없었던 다른 부서 직원으로, A 씨보다 20세 가량 많은 미혼 남성이었다. "치킨 좋아하느냐"라는 B 씨의 질문에 A 씨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B 씨는 "C 씨도 치킨 좋아하는데. 둘이 잘 맞겠네"라고 재차 말했다. A 씨는 "저 이제 치킨 안 좋아하는 거 같아요"라고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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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B 씨는 멈추지 않고 "그 친구 돈 많아. 그래도 안 돼?"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해당 기업에서도 공론화됐다. 회사 측은 인사 조처를 통해 두 사람을 분리했고, B 씨에게 견책 3일 징계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휴직까지 하게 됐다"며 B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의 판단대로 "B 씨의 발언은 성희롱"이라며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상사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발언을 통해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봤다. A 씨가 거부 의사를 완곡히 표현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고 돈이 많은 남성은 나이·성격·환경·외모 등에 관계없이 훨씬 젊은 여성과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대화가 완전히 대등한 관계에서 이뤄졌으리라 보기 어렵고 다른 사원들도 같이 있었던 자리라는 상황을 종합하면 남성인 피고의 발언은 성적인 언동"이라며 "여성인 원고가 성적 굴욕감을 느꼈겠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해당 기업이 이 사례를 성희롱 예방 교육 자료로 사용했던 점, 사내 커뮤니티에서도 이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다수의 게시글이나 댓글이 올라왔다는 점은 A 씨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노총각인 남성 동료에 관한 농담일 뿐 음란한 농담과 같은 성적인 언동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도 성희롱 판단 기준 예시로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B 씨가 A 씨에게 진지하고 충분한 사과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징계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300만 원으로 정했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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